켄지의 그림

월요일 오후, 켄지의 연락을 받고 덴마크 스트리트에서 만났다. 나는 그림을 받아 들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수업에 늦지않았냐고 물었다. 켄지는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빨리 수업들으러 가라고 켄지를 보냈다. 인사를 하고, 서로 돌아서면서 그림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실망했다. 이게 뭔가; ‘나를 그려달라’고 했지만, ‘내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알아들었나보다. ‘내 초상을 그려달라’고 말했어야 했을까?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의 그림은 너의 노트에서도 많이 봤단 말이다. 그리고 너의 노트의 것들 보다 퀄리티도 더 떨어지는걸; 어설픈 한글과 함께 짧은 메세지도 있었다. 뜻은 알겠지만 뭔가 어색한, 틀린듯한 문법의 저 문장. 그리고 집에와서 봤는데 뒷장에도 메세지가 있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쯤은 알면서 이런 얘기를 써 놓은건지.. 신사참배나 하지 말라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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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미는 무엇일까?

지난 23일 저녁에 옥스포드 스트리트에서 우연히 켄지를 만났다. 거의 한달만에 만나는듯 싶었다. 내가 그동안 켄지에게 대했던 태도에 비해 너무도 반갑게 인사를 해왔고,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켄지는 같이 가고있던 친구를 먼저 보냈다. 난 여느때와 다름없이 형식적으로 인사를 했고, 켄지는 근처 음반매장으로 음악을 들으러 가는 길이었다고 했다. 사실 켄지와는 꽤 오랫동안 같은 수업을 들었었지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켄지는 나보다 한살 많은, 일본에서 온 학생이었고, 같은 반 학생들에게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다. 아니, 꽤 착하다. 나도 가끔 켄지가 재수없기는 하지만.. 그저 ‘적당히 거리를 두고있고, 서로 알고있으며, 같이 수업을 들었던’그런 관계다.

나와 켄지가 같은 수업을 듣기 시작한지 여러날이 지나지 않았을 때, ‘어렸을 때, 크면 뭐가 되고싶었었니?’ 라는 선생의 질문에 별 생각없이 화가가 되고싶었었다고 대답했었다. 켄지는 내 대답과 노트에 그려진 낙서에 흥미를 보였고, 수업이 끝난 후에 자기 스케치북을 보여주면서 시간이 있다면, 그림 한 장 그려주지 않겠냐고 물었다. 나는 알겠다고 약속했고, 스케치북을 받아들었다. 스케치북이라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닳디 닳은 작은 노트였다. 집에와서 나는 켄지의 스케치북을 훑어보았다. 실력이나 기교가 뛰어나다거나 마음에 드는 그림은 찾을 수 없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켄지의 그림들은 색색의 마커를 이용해서 꼼꼼히 색을 칠해놓은 만화적인 그림들이었다. 그림의 주제는 자기가 만들어낸 상상의 사람들이었다. 주로 여자였고, 상상속 록밴드의 멤버중 하나인 듯 싶었다. 노래를 하는 모습이나 기타를 메고있는 모습, 록밴드 멤버들의 프로필같은 것도 적혀있었고, 일본을 떠나기 전에 부모님이나 친구들의 그림과 메세지도 적혀있었다. 일본어로 씌여있어서 자세한 뜻은 알 수없었지만, 응원의 글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규칙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림에 씌여진 날짜를 보면 꾸준히 그림을 그려왔었다. 마치 일기를 쓰듯이 그림을 그려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켄지의 스케치북이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이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한다던 켄지의 말을 증명하는 듯 했다. 나는 한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농구선수 토니 파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었다. 이것이 켄지와 나의 가장 큰 교류였다. 나도 다른 학생들처럼 켄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였는지, 그 후 별 다른 대화도 없었고, 가끔씩은 꼴보기 싫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길거리 한복판에서 오랫만이라는 형식적인 인사와 함께, 서로의 근황을 물어가며 짧은 대화가 오갔다. 켄지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고, 나는 요즘 며칠 학교를 쉬고있다고 했다. 별로 할 말도 없었기에 그만 인사를 하고 가던 길을 가려던 나에게 부탁이 있다고 했다. 학교를 쉬면서 시간이 남으면 자기한테 그림 한 장만 더 그려달라는 것이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에다가 둘러댈만한 핑계도 생각이 나지 않던 나는 또 다시 켄지의 스케치북을 받아들었다. 예전의 그 노트가 아니라 다른 노트였다. 조만간 연락주겠다고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책상위에 스케치북을 던져놓았고, 다음 날 아침에서야 스케치북을 펴보았다. 그 전에 봤던 노트의 그림들보다는 실력이 약간은 나아진 듯 보였지만, 그림들은 거의 비슷했다.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그림도 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그려준 그 친구의 자화상과 짧은 만화였다. 어제도 나는 한시간 정도를 할애해서 켄지에게 그림을 그려주었다. 켄지가 주로 여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알고있어서 이번에는 여자 그림을 그려주었다.

켄지에게 그려준 그림
그 림을 다 그리고 오후에 스케치북을 돌려주려고 켄지를 만났다. 스케치북을 돌려받은 켄지는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고, 자기가 보답할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길래 시간나면 나한테도 그림 한 장 그려달라고 했다. 켄지는 그려주겠다며 약속을 했고, 나는 약속이 있어서 금방 자리를 떠났다. 켄지와 헤어지고 돌아오면서 나도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평소에 거의 그리지도 않는데 켄지가 두번이나 그림을 그리게 해주어서 나름대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켄지처럼 즐기려고 사랑하며 좋아하는 일이 나한테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취미는 무엇일까?’ 몇번이고 나에게 물었지만, 역시 ‘내 취미는 이것이다.’ 라고 말할만한 것이 없었다. 어떤 것을 마음껏 즐기면서 살아도 부족하다고 느낄텐데, 뭔가 즐기는 것조차 없다니.. 나도 무언가 즐기면서 살아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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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일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종이에 펜과 붓으로 그리는 그림, 머릿속에 내 마음대로 그리는 그림, 그리고 빈 소스파일에 코드로 그리는 그림도. 하지만 잘 그리는 그림은 아직 없구나;

//웹기반 금전출납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사용할 프로그램이고, 형편없을 것이란 것을 안다; 이러면서 배우는거지 뭐..

I like drawing. Drawing something on a paper with brushes, on a film with visiable-ray, in an empty file with codes, and in my mind with my imagination but there aren’t anything I’m good at.

//I’ve started making web-based cashbook program. It’s for me, of course and I know it won’t be perfect but I think I can learn something while I’m programming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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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기억나?

정환, 새삼스럽게 그러기는.. 나 원래 다 잘하잖아 (좀 재수없나;; 그보단 동감이 안되는군-_-;)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 1학년때 시험기간이었던지, 무슨 과제때문이었던지 저녁까지 빈 강의실에서 공부하다가.. 형석이랑 영남이는 공부 열심히 하고.. (수업들었던가??) 난 집중못하고 계속 담배만 피우고.. 그러다가 내가 너한테 쪽지 한장을 슬쩍 건넸는데.. 그 쪽지를 본 너랑 나랑 한 2.8초간 눈이 마주쳤다가 죠낸 웃으면서 가방싸서 당구장으로 갔던…
낙서;

나 원래 낙서 많이 했었는데.. 맨날 노트에 낙서하고 ㅋ

우리 병뚜껑 걸어서 테이블까지 두줄로 내린것도..
앞니에 김 붙이고 술집 알바한테 장난치던 것도..
10년후에 만나자고 약속했던 것도..
수퍼마켓앞 길바닥에 앉아서 밤샌것도..
편의점은 말할 것도 없고,
무궁화공원에서도..
문기형이랑도 영실이누나랑도 진희선배도..
500원1000원 죽빵치면서 얼굴붉히던 것도..
연고전때 기차놀이 하던것도..
응원전때 깡소주 나발불고 뛰던것도..
축제내내 주점만 돌아다니면서 술만 얻어먹으면서 놀던것도..
네방에서 자면서 단체로 채플빠진것도..
우리 자취방 아래층 식당 밥이 정말 맛이 없던것도..

기억날랑가 모르겄네. 코피 쏟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없어서 무척 유감이긴 하지만.. 지극히 일부분이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니까.. 지금은 그렇게 시켜도 할 수 있을지.. 그래서 더 생각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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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오늘도 공부는 안하고 낙서만 했다…

역시… 낙서는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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